정치와 교육 (Politics & Education)

조주연 퀸즈칼리지 교장, 문학박사 (사회언어학)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자녀교육은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자녀들은 보며 들으며 배운다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는 모방 (imitation)의 중요성을 설파한 바 있다 언어의 기원도 자연의 소리를 모방 한데서 나왔다고 했고, 문학도 플라톤 (Plato) 의 이데아 (idea) 를 모방 한데서 나왔다고 했다 필자가 37년 전쯤 대학교에 다닐 때 점심 먹으러 하숙집에 가는 길에 섬찟한 광경을 목격하였다취학전인 어린 아이들이 상여놀이를 하는데 어쩌면 그렇게 똑 같이 상주의 모습을 하고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묘(grave) 앞에서 아이고 아이고 하며 곡 소리를 내는 게 아닌가 참으로 섬찟한 것은 그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의 무서운 모방의 심리였다.

 

그러기에 집에서 어른들의 언행은 아주 중요하다보는 대로 듣는 대로 아이들은 어른들의 것이 다 옳다고 모방하기에 그렇다그래서 아빠한테 자기가 혼을 났듯이 자기 동생들을 혼내는 모습을 본적이 있으실 것이다어머니들의 복장도 또한 중요하다자기의 우상인 어머니가 어머니의 옷 매무새에 따라서 어떨 때는 여자로 보일 수도 있고 그러면 존경심에 혼란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아빠의 모습은 물론 아들들에게는 좋은 본보기의 모델이다따라서 특히 언행의 일치가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요즘 한국에서는 걱정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필자가 이 칼럼을 통해서 한번 한국에서의 대통령 선거와 국민들의 신경질적인 반응이라는 제목으로 걱정스러움을 전달한 바 있었다새로 선출된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이 100일도 안돼서 지금 한국에서는 소위 촛불시위로 전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그러기에 대통령을 선출할 때 모든 것을 잘 생각해서 선출했어야 한다그리고 일단 선출했으면 잘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선출의 책임은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한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선출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싫어서였다왜냐하면 권위주의에 익숙한 국민들이 권위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자기들도 모르게 탈 권위주위적인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않았던 이유였고, 각 분야에서 원칙을 지켜야 했던 노무현 대통령시절의 일들이 귀찮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기득권을 지키고 싶은 보수세력들이 개혁을 총체적으로 거부하다 보니 보수적인 언론들과 연합하여 노무현대통령을 심하게 비하했기 때문이었다부자들을 이해하고 큰 회사의 사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 국민들도 부자가 되는 줄 착각했을까이명박 대통령은 BBK등 별별 사건에 연루됐어도 압도적으로 당선이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촛불시위로 이어지면서 물러나라니 100일도 못 가서 국민들이 변심했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압도적인 지지에 취해서 그러셨는지, 마치 회사를 운영하듯이 나라와 국민들의 자존심을 생각은 하지 않고, 미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하면서 마치 과감한 결단력의 소유자인 것처럼, 국민의 뜻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에게는 소고기 문제를 양보하여 FTA를 성사시키고자 했고, 일본에게는 역사를 아랑곳 하지 않고 천황을 끔찍하게 대우하신 모양이다중국에 가서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잘 모른 채 굽실대는 외교를 한 인상이 많다회사의 CEO적 스타일과 7080시절의 한국정서에 머물러있는 느낌이 있다.

 

문제는 지금 촛불시위를 주도하는 주체가 이명박 대통령의 멋진 정치를 본보고 따라야 할 나이의 어린 학생들이라는 것이다그런데 대통령이 하신 일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충격을 주고 그래서 거리에 까지 나왔는데 학생들의 배후에 주사파가 있다는 식의 얘기가 있는 모양이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모방을 하고 따라야 할 학생들에게 혐오를 안겨주고 더구나 배후의 혐의까지 말씀하신다면 이것은 배움의 계기가 아니라 배척의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한국민들의 특성은 때로 국민적 단합에 유리한 점도 있지만 좀더 이성적으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을 뽑아야 한다국회의원 선거도 솔직하게 말해서 국민들이 뉴타운계획 (New Town Plan)에 현혹되어 표를 몰아준 면이 많다고 본다사람을 보고 정당을 보고 정책을 보고 표를 던져야 하며, 공공의 복지와 국가의 통일에 대한 방안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되는데, 이런 것들은 국민의 머리 속에 없고, 다만 자신들의 집이 어떻게 하면 값이 오르고 누가되면 좀더 부자가 될 지에만 관심을 가진 면이 많다현혹하는 국회의원 후보자들도 문제지만 그들의 감언이설에 현혹되어 부자만 꿈꾸는 국민들에게는 책임이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미국에서는 국민들이 석유회사의 CEO였던 조지 부시 (George Bush) 대통령을 뽑았다 그랬더니 취임하자 마자 전쟁을 일으켰고 또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이기는 것까지 마무리 하라고 재임까지 허락해주었다그런데 전쟁의 이유가 모두 거짓말이었음이 확인되었고 또 이라크와의 전쟁이 미국국민의 이익을 위해서인지 자기의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혼동되기 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석유값은 갤런 당 4달러를 넘게 되고 국민들의 보험은 캐나다에 비교하기는커녕 어느 나라보다도 못한 지경에 이르렀다그런데 공화당의 메케인 (McCain) 대통령 후보는 여전히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받겠다고 하고, 아직도 잡지 못하는지 안 잡는지 모르는 오사마 빈 라덴 (Osama Bin Laden)을 이용해서 정치를 하려고 한다. 미국의 안전성(security)는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겁을 줘서 되는 게 아니라 사랑과 평화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극치를 군부독재시절의 한국에서가 아니라 21세기의 미국에서 보니 왠지 씁슬한 마음이 든다.

 

마침 6 7일 토요일 정오에는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Hillary Clinton) 뉴욕 주 상원의원이 마침내 경선포기를 선언하였다처음에는 우습게 여겨졌던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인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 의원에게 패배하면서, 오바마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민주당 후보의 백악관 입성을 위해서라면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이들은 이틀 전 단독회담을 통하여 고유가 (high gas price)를 잠재우는 방안과 국민 개 보험제도 (universal health care system)의 실현이 최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급선무이며 망가진 미국을 일으키는 데 두 사람이 힘을 합치겠다고 선언하였다국민들에게 꿈을 주는 이들의 모습에 전정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꿈꿨던 힐러리 클린턴, 최초의 흑인대통령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버락 오바마야 말로 어린 학생들에게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클린턴과 오바마 후보의 지명전은 그야말로 불꽃 티는 경쟁이었다클린턴은 방대한 지역과 큰 주에서 다 이기고도 대의원 수에서 지는 수모를 당했지만, 오바마는 모든 큰 도시와 대학교가 있는 인구밀집지역에서 몰표를 얻어서 결국에는 후보가 되었고, 서로를 역사의 한 장을 열은 인물로 치켜세우는 아름다움을 보였다.

 

자녀들은 가정에서 부모를 모방하면서 자라고, 학생들은 그 나라의 정치를 통해서 반영된 정치인들의 멋진 모습을 통해서 꿈을 가꾸어간다빌 클린턴 대통령은 죤 케네디 대통령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방황하던 생활을 접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술회한 바 있었다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를 통해서 분명 미국의 어린 학생들은 꿈을 키웠을 것이다한국에서도 정치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꿈을 갖게 되고 또 그들을 모방하여 큰 인물들이 나오는 때가 왔으면 한다